최근에 성소수자, 여성 등에 대한 인권 문제가 자주 보이곤 한다. 나는 둘 모두에 포함되기 때문에 내 생각을 글로 적어보려고 한다.
동성애는 반대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뭐다 하는 말은 널리고 널렸으니 생략하겠다. 이 글은 내가 나이기 때문에 할 수 있는 말들을 적을 것이고 통계적 자료에 근거한 것이 아닌 내가 느낀대로 적을 것이니 넓게 봤을 땐 틀린 내용이 있을 수 있다.
일단 대부분의 차별은 상대에 대해 모르기 때문에 발생한다. 성소수자를 탄압하는 사람들은 그들이 어떤 존재인지 모르기 때문에 “게이들은 여성스럽다” “동성애는 옮는다” 등의 말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남성이 여성을 차별할 때도 “생리는 한 달에 하루만 한다”, “여성은 우리와 다른 존재다”같은 생각이 있으니 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대의 존재를 모르겠지만 20년 이상을 살고 난 후에서야 자신이 무엇인지 깨달은 나 같은 사람들은 좀 다르다. 자신이 이성애자인 줄 알고 살아오던 동성애자도 있을 것이고 남성의 삶을 살도록 길러진 트랜스젠더 여성도 있을 것이다. 그들은 상대에 대해서 약간 이해할 수 있다.
요즘 여성을 차별하는 남성에 대해 공격적으로 반응하는 여성들이 있는데 그게 올바른 행동이냐 아니냐에 대해서는 굳이 말 하지 않겠다. 다만 나는 한 가지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게 있다. 그 남성들은 자기가 하는 행동이 남에게 문제가 되는지를 전혀 모르고 자연스럽게 한 행동들이다. 이건 내가 남자로 살아봐서 아는 건데 내가 예전에 아무렇지도 않게 썼던 글들을 읽어 보면 지금의 나는 “어떻게 저렇게 비인륜적인 말을 할 수 있지?” 싶은 글들이 꽤나 많이 있다. 난 이게 남성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자체의 문제라고 본다. 난 여성이고 남성의 사회에서 길러지는 동안 그렇게 행동하도록 자랐기 때문이다. 지금은 내가 누군지 알고 어떤 말이 문제가 되는지 대충 안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모른다. 심지어 성소수자의 인권을 지지하는 사람이 여성 차별적인 발언을 하는 것도 많이 봤다.
난 그들이 자기가 뭘 잘못 했는지 모르는 상태인 거라고 믿기 때문에 무작정 공격적으로 나갈 게 아니라 부드럽게 “그건 잘못 된 행동이다” 설명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몸은 또 그렇지 않다. 여성으로서 굉장히 불쾌한 발언을 들어도 하고 싶은 말이 목구멍까지 올라오지만 그냥 웃어주는 척 하고 다시 삼켜버린다. 그러면서도 머리에서는 “아 이렇게 대충 넘어가 버리면 저 사람은 그게 잘못인지 평생 모를테고 악순환이 반복 될텐데…” 하고 생각만 할 뿐이다. 그래서 간접적으로나마 생각을 전달하고 싶어서 이렇게 글을 써서 남기려고 한다.
어쩌면 내가 그냥 남성으로 태어나고 그렇게 살도록 길러지고 평생 그게 잘못 된 행동인지 모르고 살았으면 더 편한 삶을 살았을 수도 있겠다. 하지만 난 이미 내가 누군지 깨달아버렸고 그렇게 살 수 없다.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은 자기가 하는 행동이 잘못인지도 모르고 편하게 살 것이며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그 사람들에게 고통을 받으면서 “왜 겨우 그런 것에 신경을 써?” 같은 말에 두 번 시달리며 살아야 한다. 대체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 지 감이 안 오는 그런 문제다.